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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급등과 증시 (중동사태, 에너지주, 포트폴리오)

by summerlife 2026. 3. 17.

이번 중동 사태가 터졌을 때 저는 처음엔 '금방 끝나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3주 차에 접어든 지금, 매일 아침 유가 시세를 확인하는 게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새벽에 미국장을 보고 나면 오늘 국내 증시가 어떻게 움직일지 대략 예상이 되는데, 솔직히 이렇게까지 유가 하나에 전 세계 증시가 출렁일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보유한 성장주들은 연일 하락세고, 그나마 위안이라면 에너지 관련 ETF를 조금 담아둔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시장에서는 뉴스 열 개를 챙기는 것보다 유가 하나를 제대로 보는 게 훨씬 효율적입니다.

유가 급등과 증시
유가 급등과 증시

유가가 증시를 지배하는 이유

제가 직접 경험해 보니 유가와 증시의 관계는 생각보다 훨씬 직접적이었습니다. WTI(West Texas Intermediate)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자 S&P 500 지수는 즉각 반응했습니다. 여기서 WTI란 미국 텍사스주에서 생산되는 원유 가격 기준으로, 전 세계 유가 흐름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입니다.

역사적 데이터를 보면 유가와 주식시장은 거의 반대로 움직입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도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치솟자 미국 증시는 약 20% 가까이 하락했습니다(출처: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원유 가격이 오르면 기업들의 생산 비용이 증가하고,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떨어지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현재 이란과의 갈등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 해협은 전 세계 석유 물동량의 약 21%가 통과하는 핵심 경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하르그섬을 공격했는데, 이곳은 이란 석유 수출의 90%를 처리하는 곳입니다. 석유 시설은 건드리지 않고 군사 시설만 타격했지만, 이는 오히려 더 섬뜩한 경고 메시지였습니다.

저는 매일 아침 유가 선물 시세를 확인하는데, 초기보다는 변동폭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시장이 어느 정도 적응한 것이죠. 하지만 공포 지수(VIX)는 여전히 20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공포 지수란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산출하는 변동성 지수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수치화한 것입니다. 20이면 '극단적 공포' 구간에 해당합니다.

에너지주가 유일한 승자인 이유

제가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전쟁이 나면 웃는 나라가 따로 있다는 점입니다. 바로 미국입니다. 미국은 현재 세계 최대 산유국이자 최대 무기 수출국이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대놓고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생산국이기 때문에 유가가 오르면 오히려 좋다"라고 말했습니다.

올해 S&P 500 지수는 약 3% 하락했지만, 에너지 섹터 ETF(XLE)는 무려 30% 상승했습니다. 이 격차는 30%가 넘습니다. 엑슨모빌과 쉐브론 같은 대형 정유사들도 올해 들어 각각 30% 가까이 올랐습니다. 저도 이번 기회에 에너지 ETF를 조금 매수했는데, 포트폴리오 방어 차원에서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습니다.

워런 버핏이 몇 년 전부터 옥시덴탈 페트롤리엄(Occidental Petroleum) 지분을 27%까지 끌어올린 것도 지금 보면 선견지명이었습니다. ROE(자기 자본이익률)가 15%를 넘는 우량 에너지 기업이었는데, ROE란 기업이 주주의 자본으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익을 창출했는지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2022년부터 아무도 에너지주를 거들떠보지 않을 때 꾸준히 모았던 것이 지금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특집 기사에서 "미국 석유 기업들이 수백억 달러의 횡재를 맞았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중동 항로가 막힌 사이 미국 본토 원유와 LNG 수출이 대호황을 맞은 것입니다. 이 상황이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와 비슷하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당시에도 에너지 기업들이 막대한 이익을 거두면서 '횡재세' 논란이 일었습니다.

식량 대란까지 온다면

제가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는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식량 가격까지 오르는 것입니다. 금이나 구리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우리 일상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밥상 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블룸버그는 최근 "원자재 투기 세력이 곡물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옥수수, 밀, 콩 등 주요 곡물 선물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비료 회사와 종자 회사들의 주가도 덩달아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제가 지난주에 농업 관련 ETF를 하나 매수했는데, 바로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너무 앞서 간 것 같기도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DPI(소비자물가지수) 상승 압력이 커지면 연준의 금리 인하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DPI란 일반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지표입니다. 2022년에도 유가와 식량 가격이 동시에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극에 달했습니다. 민심이 흉흉해지고 각국 정부가 비상 대책을 내놓았던 기억이 납니다.

식량 대란 관련주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합니다. 저는 일단 적립식으로 조금씩 사 모으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한 번에 큰 금액을 투자하기엔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지금 내가 취하는 전략

저는 현재 현금 비중을 평소보다 높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S&P 500 지수가 200일 이동평균선을 깨고 내려갔기 때문입니다. 200일선이란 최근 200일간의 평균 주가를 연결한 선으로, 장기 상승 추세를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기술적 지표입니다. 이 선을 깨고 내려가면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제가 참고하는 통계를 보면 지정학적 쇼크는 보통 3주 안에 바닥을 찍고 반등합니다(출처: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현재 3주 차에 접어든 상황이라 이번 주가 매우 중요합니다. 여기서 반등하지 못하면 추가 하락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V자 반등이 나온다면 최고의 저점 매수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제 포트폴리오 전략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에너지 ETF 비중을 15% 수준으로 유지 (방어 목적)
  • 성장주는 추가 매수 보류, 현금 비중 30% 유지
  • 공포지수가 10 이하로 내려가면 적극 매수 검토
  • 식량 관련주는 소액으로 적립식 매수 진행

백악관 공식 계정에서 최근 "Don't Panic(패닉 하지 마라)"이라는 메시지를 올렸습니다. 2025년 4월 관세 쇼크 당시에도 트럼프가 비슷한 메시지를 냈고, 그때가 정확히 바닥이었습니다. 이번에도 비슷한 신호일 가능성이 있어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돌아오는 주에는 FOMC 회의와 엔비디아 GTC, 마이크론 실적 발표 등 변동성 요인이 많습니다. 금리 점도표에서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신호가 나오면 추가 조정이 올 수 있습니다. 반대로 예상보다 긍정적인 메시지가 나온다면 반등의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너무 한 곳만 보지 말고 생각의 폭을 넓힐 때입니다. 저도 처음엔 반도체주만 보다가 에너지, 식량, 금융까지 시야를 넓혔습니다. 한숨 고르며 마음의 여유를 갖고 투자하는 게 지금 같은 고변동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제가 맞다고 해도 시장의 반응이 바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NseuX7PjrI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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