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6,300선에서 5,000선 아래까지 단 며칠 만에 1,000포인트 넘게 폭락했습니다. 중동사태가 시장의 방아쇠를 당긴 건 맞지만, 솔직히 저는 이미 주가가 너무 많이 올라 있었다고 봅니다. 일반적으로 중동 리스크가 터지면 원유값이 치솟고 시장이 패닉에 빠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번엔 좀 다릅니다. 외국인과 기관의 연일 매도세 속에서도 개인들이 하방을 지지했고, 저 역시 폭락장에서 리밸런싱을 단행했습니다. 하지만 싸다고 무작정 주워 담았다가 잠 못 이루는 상황은 피해야 합니다.

AI 수혜주와 밸류에이션 거품
코스피가 6,300을 넘어섰을 때 PER(주가수익비율)은 18배까지 치솟았습니다. 여기서 PER이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주가가 기업 이익 대비 몇 배로 거래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 대형주의 평균 PER은 11배 수준인데, 18배는 과거 대비 70% 이상 높은 수치였습니다(출처: 한국거래소). 시장이 AI 붐에 취해 내년 실적까지 미리 당겨 반영한 결과였죠.
솔직히 저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영업이익 200조를 찍을 거란 전망에 끌렸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AI 수혜와 무관한 종목들까지 덩달아 올랐다는 점입니다. 가전, 자동차, 심지어 로봇 관련주까지 테마로 엮여 급등했는데, 실제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은 이들 기업엔 원가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제가 최근 노트북을 새로 맞췄는데, 3년 전 같은 사양 대비 가격이 100만 원이나 올라 있더군요. 이런 상황에서 가전이나 PC 제조사의 마진이 좋아질 리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AI 혁명이 오면 모든 관련주가 함께 상승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명확히 수혜주와 피해주를 구분해야 한다고 봅니다. 반도체, 전력, 전선, 원전처럼 직접적 수혜를 받는 네다섯 개 산업은 타당하지만, 그 외 업종까지 과열된 건 거품이었습니다. 실제로 닌텐도는 메모리 가격 상승 때문에 신제품 가격 인상을 고민 중이라는 뉴스가 나왔고, 이는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리밸런싱 전략과 중동사태 장기화
저는 월요일과 화요일 이틀간 계속 매수했습니다. 폭락하면 사는 게 리밸런싱의 기본 원칙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리밸런싱이란 자산 배분 비율이 흔들렸을 때 원래 목표 비율로 되돌리는 투자 전략을 의미합니다. 주가가 1,000포인트 빠지면서 주식 비중이 급감했으니, 기계적으로 다시 사들여 균형을 맞춘 것이죠.
하지만 이건 이미 포지션을 가지고 있던 사람의 전략입니다. 일반적으로 폭락장에선 무조건 저점 매수가 답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신규 진입자라면 좀 더 신중해야 합니다. 중동사태가 단기간에 끝날 리 없고, 이란은 이라크보다 인구도 많고 땅도 넓습니다.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국제유가가 7~8년간 상승세를 유지했던 전례를 생각하면, 이번에도 장기전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동사태로 호르무즈 해협이 불안정해지면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집니다. 다만 이란의 원유 생산량은 전 세계의 5%인 하루 500만 배럴 수준이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처럼 유가가 130달러까지 치솟진 않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지금 유가는 70달러대에서 횡보 중입니다. 그럼에도 전쟁이 장기화되면 시장은 한 번씩 혼들릴 수밖에 없고, 저 역시 성급하게 추가 매수하지 않고 지켜보는 중입니다.
국장보다 미장, 그리고 선별 투자
올해 제 투자 원칙은 명확합니다. 국장보다 미장이 낫고, 국장 내에서도 AI 직접 수혜주만 담는다는 것입니다. 미국 증시는 이미 작년 말부터 AI 버블 우려로 조정을 받았고, 연준의 6월 금리 인하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반면 코스피는 미래 실적을 너무 많이 당겨 반영했기에, 당분간 횡보하거나 추가 조정을 받을 여지가 큽니다.
일반적으로 중동 리스크가 터지면 금리 인하는 물 건너갔다는 의견도 있지만, 실제로 미국의 생산성 향상률은 계속 오르고 있고 인건비 상승 압력은 오히려 둔화되고 있습니다. 셰일 증산만 열면 원유 공급은 얼마든지 늘릴 수 있기에, 일시적 유가상승이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습니다. 저는 제롬 파월 의장이 6월에 금리를 내릴 거라 보고, 미장 비중을 높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국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만 보고 있습니다. 영업이익 200조가 현실화되면 지금 PER은 6~8배로 떨어지고, 그렇게 되면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반면 로봇이나 방산 같은 테마주는 이미 거품이 빠지기 시작했고, 앞으로 다시 오를지도 불투명합니다. 아마존은 2013년부터 키바 로봇을 도입해 물류 센터를 자동화했지만, 한국 로봇 기업이 그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합니다. 미래가 창창하다고 우리가 거기서 먹을 게 있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중동사태는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크고, 그 과정에서 시장은 계속 요동칠 것입니다. 하지만 AI 수요 자체는 흔들리지 않고, 반도체 가격도 당분간 강세를 유지할 겁니다. 저는 잃지 않는 투자를 위해 성급한 매수를 자제하고, 명확한 수혜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싸다고 덥석 물지 마시고, 한 번 더 따져보시길 권합니다. 지금까지 잘됐다는 것만 믿고 묻지 마 투자를 하는 건, 결국 본인 돈을 위험에 노출시키는 일입니다. 하루하루가 다른 증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종목 자체의 내재가치에 포코스를 맞추고 이럴 때일수록 올라간 것은 좀 팔아 현금화를 시키고 괜찮게 보고 있는 종목들의 가격 하락이 생기면 그 흐름을 지켜보고 매수해도 좋은 것 같아 저는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