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도 이번 폭락장에서 계좌가 순식간에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걸 보면서 당황했습니다. 장 시작하자마자 삼성전자가 -9%로 출발하더니 코스피 선물이 -8% 하한가를 찍으면서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거든요. 제 인생에서 서킷브레이커를 세 번 봤는데, 2008년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 때, 그리고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이란과 이스라엘 전쟁 이슈로 시작된 이번 폭락은 단순히 주가만 떨어진 게 아니라 투자자들의 심리까지 얼어붙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이게 기업의 펀더멘털 문제가 아니라 환경적 요소라는 점입니다.

서킷브레이커 발동, 이게 대체 뭘 의미하는 걸까요?
서킷브레이커(Circuit Breaker)란 주식시장에서 급격한 가격 변동이 발생했을 때 거래를 일시 정지시키는 안전장치입니다. 쉽게 말해 시장이 너무 과열되거나 패닉에 빠졌을 때 20분간 숨을 고르게 해주는 시스템이죠. 코스피 선물은 -8%가 하한가인데, 이번에 그 지점을 정확히 찍으면서 장중 매매가 멈췄습니다.
제가 장을 보면서 이상하다 싶었던 게, 삼성전자 주가가 전혀 움직이지 않더라고요. 알고 보니 거래 자체가 정지된 상태였던 겁니다. 서킷브레이커가 풀리고 나면 보통 반등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기술적으로 사람들의 광분 상태를 잠재우는 효과 때문입니다(출처: 한국거래소).
그런데 이번엔 달랐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장 시작하자마자 매수에 나서면서 주가를 끌어올렸지만, 그 이후부터는 외국인과 기관의 시간이었어요. 반등 한 번 없이 계속 밀어 내 리더라고요. 이건 단순한 조정이 아니라 프로그램 매도, 즉 기계적인 물량 털기였다는 의미입니다. 대형주들이 고루 하락한 날은 외국인이 프로그램으로 던진 거라고 보면 됩니다.
반대매매의 공포, 레버리지는 왜 위험한가?
이번 폭락장에서 가장 큰 문제는 반대매매였습니다. 반대매매(Forced Liquidation)란 증권사가 투자자의 보증금이 부족할 때 강제로 보유 주식을 매도하는 것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빚내서 산 주식이 떨어지면 증권사가 알아서 팔아버리는 겁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어제 삼성전자가 10% 하락했을 때, 레버리지나 신용거래를 쓴 투자자는 실제로는 26% 정도 손실을 본 겁니다. 아침 8시 반까지 보증금을 추가로 넣지 못하면 강제 청산되는데, 레버리지 쓴 사람이 어디서 급하게 돈을 구하겠어요? 결국 그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면서 하락을 더 부추기는 악순환이 일어났습니다.
저도 주변에서 코스피 3배 레버리지 ETF에 투자한 분들을 봤는데, 어제 미국 시장에서 그 상품이 40%나 하락했더라고요. 코스피가 7% 떨어지면 22% 정도 하락해야 정상인데 40%가 떨어진 건 18%가 어디선가 더 깎여나간 겁니다. 레버리지는 상승장에서는 수익을 키워주지만, 변동성 장세에서는 오히려 독이 됩니다. 위아래로 흔들릴 때마다 손실이 누적되는 구조거든요. 제 경험상 이런 불안한 시기에 레버리지는 절대 답이 아닙니다.
외국인은 왜 한국 주식을 이렇게 던지는 걸까?
외국인이 9 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면서 23조 원이 넘는 물량을 쏟아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업황이 나빠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펀더멘털에 문제가 생겨서? 아닙니다. 이건 글로벌 포트폴리오 조정 때문입니다.
미국이나 일본, 유럽 증시는 주식 중에서도 안전자산에 속합니다. 반면 한국 증시는 위험자산으로 분류되죠.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슈가 터지면서 뭔가 위험해 보인다는 판단이 서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위험자산부터 먼저 던집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오른 종목부터 차익실현에 나서는 게 기본 전략입니다.
한국의 반도체주는 단기간에 어마어마하게 올랐어요. 삼성전자 20만 전자, SK하이닉스 100만 닉스를 외치던 게 얼마 전인데, 지금은 삼성전자가 18만 원대, SK하이닉스가 90만 원 밑으로 떨어졌습니다(출처: 한국거래소). 이건 기업이 나빠서가 아니라 외부 악재로 인한 기계적 매도일 뿐입니다. AI 쪽에서 근본적인 문제가 터지지 않는 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밸류 자체는 깎인 게 없다고 봅니다.
저는 이럴 때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20만 원 넘던 삼성전자가 18만 원, 17만 원으로 떨어지면 저가매수할 수 있는 좋은 타이밍이거든요. 물론 현금이 있어야 가능한 얘기지만요.
지금이 저가매수 타이밍일까, 아니면 더 떨어질까?
가장 궁금한 질문이죠. 저도 더 떨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분할 매수 주문을 걸어뒀습니다. 일부는 체결됐고 일부는 못 샀지만, 이런 종목들이 어디까지 올라갔었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매수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여기서 중요한 건 포트폴리오입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자산을 너무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경향이 있어요. 떨어지면 떨어지는 대로 돈이 없어서 못 사고, 오르면 오르는 대로 비싼 값에 사니까 계속 손해를 보는 겁니다. 현금 여력을 남겨두고, 배당주나 경기방어주 같은 안전자산도 섞어서 가져가야 합니다. 그래야 이런 급락장에서 대응할 수 있거든요.
정유주나 방산주가 이번에 주목받았는데, 이건 단기 테마주로 봐야 합니다. S-OIL이나 대한해운이 급등했지만 전쟁이 장기화되면 오히려 원유 공급 차질로 악재가 될 수도 있어요. LIG넥스원이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천궁 방어미사일이 요격률 100%를 보여주면서 장기적으로는 호재가 될 수 있지만, 어제 상한가 간만큼 피로도도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럴 때는 섣불리 테마주를 쫓기보다는, 이미 검증된 우량주가 떨어졌을 때 담는 게 훨씬 안전합니다. 예금에서 주식으로 들어온 자금들이 다시 빠져나가는 건 시간이 걸리지만, 공포를 용기로 바꿔주는 정책이 나온다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번 폭락은 분명 충격이었지만, 제 계좌에 마이너스가 가득해도 저는 크게 흔들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이건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전쟁이라는 환경적 요소 때문이거든요. 지금은 숨을 고르고 눈을 크게 뜨고 기회를 찾아야 할 때입니다. 코스피가 6,000선을 넘었던 것처럼, 다시 회복할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다만 이번 일로 배운 건 명확합니다. 레버리지는 위험하고, 현금 여력은 반드시 남겨둬야 하며, 공포에 팔지 말고 기회에 사야 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