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주식 계좌를 하루에 세 번씩 열어보던 사람입니다. 조금만 오르면 팔고 싶고, 조금만 떨어지면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찰리 멍거의 투자 철학을 접하고 나서야 제가 얼마나 조급했는지 깨달았습니다. 그는 주식으로 큰 수익을 얻는 비결은 머리가 아니라 엉덩이의 무게라고 말합니다. 지루함을 견디는 인내심, 그리고 좋은 기회가 올 때까지 현금을 쌓아두고 기다리는 전략이 핵심입니다.

분산투자가 아닌 집중투자, 그리고 하락장의 기회
일반적으로 분산투자가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찰리 멍거는 이를 "미친 짓"이라고 표현합니다. 50개 이상의 종목에 분산 투자하면 손실과 수익이 서로 상쇄되어 결국 시장 평균 수익률에 머무를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시장 평균 수익률이란 특정 지수(예: 코스피, S&P500)의 수익률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을 의미하는데, 쉽게 말해 인덱스 펀드와 다를 바 없다는 뜻입니다.
제가 직접 경험해 보니 종목을 10개 넘게 보유하면 관리도 어렵고, 각 종목에 대한 이해도 얕아집니다. 찰리 멍거는 좋은 회사 10개 미만에 집중 투자하면서도 예상치 못한 사업 실패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1988년 코카콜라에 12억 9,900만 달러를 투자했을 때, 이는 주가수익비율(PER) 18배에 해당하는 높은 가격이었습니다(출처: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보고서). 여기서 PER이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주식이 얼마나 비싼지 판단하는 대표적인 지표입니다.
하지만 20여 년 후 이 투자금은 170억 달러가 넘는 가치를 지니게 되었고, 2015년 한 해에만 배당금으로 5억 2,800만 달러를 받았습니다. 이는 연평균 성장률(CAGR) 10.04%를 의미하는데, CAGR이란 복리 효과를 반영한 연간 평균 수익률을 뜻합니다.
찰리 멍거가 강조하는 또 다른 핵심은 하락장에서의 매수 전략입니다. 1973년부터 1974년 주식시장 폭락, 1990년대 초반 경기 침체, 2007년부터 2009년 금융위기 등 시장이 공황 상태에 빠질 때마다 버크셔는 대규모 현금을 투입했습니다. 1990년 금융 침체 때 웰스파고 은행 주식 500만 주를 2억 8,900만 달러에 매수했고, 26년 후 이는 19억 달러의 가치를 지니게 되었습니다(출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저는 이 부분에서 제 투자 방식을 크게 반성했습니다. 시장이 떨어질 때 겁을 먹고 팔기만 했지, 오히려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락장에서 매수하려면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 충분한 현금 보유: 상승장 후반부에는 투자를 멈추고 현금을 쌓아둬야 합니다
- 인내심: 좋은 기회가 올 때까지 5년이라도 기다릴 수 있어야 합니다
- 기업 분석 능력: 하락장에서도 살아남을 견고한 비교우위를 가진 기업을 구별해야 합니다
엉덩이 매매법과 장기 보유의 힘
찰리 멍거는 "투자하면 오랫동안 깔고 앉아라"라고 말합니다. 잦은 매매는 수수료와 세금으로 수익을 깎아먹는 행위입니다. 한 종목을 20년 동안 보유하면 세금을 딱 한 번만 내면 되는데, 이는 매년 1~3%의 세금 혜택 효과를 가져옵니다.
100만 달러를 매년 4% 수익으로 20년간 운용하면 약 219만 달러가 됩니다. 하지만 여기에 3%의 세금 혜택(즉 연 7% 수익)을 더하면 20년 후 약 387만 달러가 됩니다. 무려 168만 달러, 한화로 약 24억 원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복리 효과란 이익이 재투자되어 다시 이익을 낳는 현상을 말하는데, 쉽게 말해 눈덩이가 굴러가면서 점점 커지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장기 투자일수록 이 복리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실제로 써보니 이 방법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되었습니다. 주식이 10% 오르면 팔고 싶고, 5% 떨어지면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찰리 멍거는 이런 조급함이야말로 투자자의 최대 적이라고 말합니다.
찰리 멍거의 종목 선정 기준은 명확합니다. 그는 주식을 단순한 증권이 아니라 사업체의 소유권으로 봅니다. 주당 6달러짜리 주식 100만 주를 매수한다는 것은, 시가총액 600만 달러의 회사를 사는 것과 같습니다. 여기서 시가총액이란 주가에 발행주식수를 곱한 값으로, 시장이 그 회사를 얼마로 평가하는지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그는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기업을 평가합니다:
- 견조한 비교 우위: 100년 이상 같은 제품을 파는 기업(코카콜라, 웰스파고,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 적절한 가격: 내재 가치보다 낮거나 적정한 수준
- 장기적 성장 가능성: 시간이 지날수록 본질적 가치가 증가하는 사업 구조
제 경험상 이런 기업을 찾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하지만 찰리 멍거는 평생 딱 10번의 기회만 제대로 잡아도 큰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니 조급해하지 말고, 책을 읽으며 공부하고, 좋은 기회가 올 때까지 현금을 쌓아두며 기다려야 합니다. 지금과 같은 시점에 감정 조절을 하며 조급해지는 마음을 눌러야 합니다. 티브이도 영상도 모두 끄고 조용히 앉아 명상을 해봐도 좋고 아니면 따뜻한 봄바람을 맞으며 산책을 나가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정리하면, 찰리 멍거의 투자 철학은 단순하지만 실행하기 어렵습니다. 분산투자 대신 집중투자, 상승장에서는 현금 보유, 하락장에서는 과감한 매수, 그리고 20년 이상의 장기 보유. 저는 이 원칙들을 하나씩 제 투자에 적용해보고 있습니다. 아직 5년을 기다려본 적은 없지만, 최소한 하루에 세 번씩 계좌를 확인하는 습관은 많이 줄었습니다. 여러분도 조급함을 버리고 엉덩이 힘을 길러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