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코스피가 이렇게 빨리 6000을 넘을 줄 몰랐습니다. 2021년 초 3100을 찍고 나서 3년 넘게 박스권에서 헤맸던 기억이 생생한데, 불과 몇 달 만에 이런 급등세가 나올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주변에서는 다들 수익 인증을 하고 차를 바꿨다는 얘기가 들리는데, 제 계좌를 보면 왜 이렇게 조용한지 모르겠습니다. 외국 증권사들이 7500, 8000을 예측하는 상황에서 저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반도체가 이끄는 급등세, 하지만 불안도 함께
코스피 6000 돌파의 핵심 동력은 단연 반도체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대표되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시장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여기서 메모리 반도체란 데이터를 저장하거나 일시적으로 보관하는 반도체 칩을 의미하는데, 특히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발하면서 D램과 HBM(고대역폭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AI 슈퍼 사이클이 본격화되면서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사상 최대 규모로 집행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새로운 루빈 제품부터 구글, 아마존의 자체 AI 칩까지 모두 고성능 메모리를 필요로 합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경제전망에서도 반도체 수출이 경제성장의 주요 동력이 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출처: 한국은행). 실제로 반도체 기업들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300조 원대에 육박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제가 직접 투자해 본 경험으로는, 이번 상승장은 과거와 확실히 다릅니다. 예전에는 외국인이 매수하면 개인이 따라가는 패턴이었는데, 지금은 외국인이 대량 매도를 쳐도 개인과 기관이 받아내면서 지수가 계속 올라갑니다. 코스피가 하루에 100~200포인트씩 오르는 날이 이어지는 것을 보면서, 이게 정말 우리 증시가 맞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불안감도 큽니다. PER(주가수익비율) 확장으로 오르는 장세는 변동성이 매우 큰 특징이 있습니다. 여기서 PER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주식이 실적 대비 얼마나 고평가 됐는지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좋은 뉴스에는 급등하지만 작은 악재에도 급락을 반복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최근 엔비디아 주가가 하루 만에 5.47% 급락한 것을 보면서, 저는 '이게 신호탄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은행이 2026년 성장률 전망을 1.9%에서 1.8%로 하향 조정한 점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반도체 호황이 내년에는 올해만큼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빅테크 기업들의 자본지출(CapEx)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시장 저변에 깔려 있습니다.
ETF 투자와 레버리지의 양날의 검
이런 급등장에서 많은 투자자들이 선택하는 방법이 ETF입니다. ETF(상장지수펀드)란 특정 지수나 섹터를 추종하는 펀드를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게 만든 상품을 말합니다. 개별 종목 선택이 어렵다면 시장 전체나 특정 산업에 분산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제 경험상, ETF는 분명 편리한 투자 수단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반도체 ETF로 안전하게 접근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수익률을 보다 보면 욕심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일반 ETF로는 만족이 안 되니 레버리지 ETF로 눈을 돌리게 됩니다. 레버리지 ETF란 기초지수 변동률의 2배, 3배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인데, 쉽게 말해 지수가 1% 오르면 2% 내지 3% 손실이 나는 구조입니다.
최근 신용거래 융자잔고가 1년 전보다 4조 원 이상 늘어났다는 통계가 나왔습니다(출처: 금융투자협회). 특히 2월에만 1조 2392억 원이 증가했는데, 이는 투자자들이 빚을 내서라도 더 많은 수익을 내려는 심리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30배, 50배, 심지어 100배 레버리지를 쓰는 사람들도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100배 레버리지는 1%만 떨어져도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이 발생합니다. 2021년 코스피가 3300을 향해 치솟을 때도 비슷한 분위기였는데, 그 이후 2년 넘게 하락장을 겪으며 많은 투자자들이 고통받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당시 고점에서 진입한 분들은 2024년 말까지도 회복하지 못한 채 물려 있었습니다.
ETF 투자 시 주의해야 할 핵심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레버리지 배율이 높을수록 변동성도 비례해서 커진다
- 장기 보유 시 추적오차로 인해 실제 수익률이 목표 배율에 미달할 수 있다
- 급락장에서는 레버리지 ETF가 청산될 위험도 있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 제 주변에서는 하락을 얘기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전문가들조차 7000, 8000을 이야기하고 있고, 뉴스에서는 매일 신고가 소식만 나옵니다. 오히려 이런 분위기가 더 불안하게 느껴집니다. 모두가 낙관할 때 위험이 시작된다는 말이 있잖아요. 3월은 실적 발표 공백기라 내러티브만으로 시장이 움직이는 시기인데, 4월 실적 발표 시즌이 다가오면 또 어떤 변수가 나올지 모릅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이 릴랙스 할 타이밍이라고 생각합니다. 제대로 공부하고 확신 있는 종목이 있다면 홀딩하면 되지만, 그렇지 않고 불안감만 쌓여 있다면 잠시 숨을 고르는 게 맞다고 봅니다. 상승장의 흐름을 이해하되 과열된 기대감에 휩쓸리지 않는 것, 그게 지금 필요한 자세가 아닐까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통해 리스크를 적절히 분산하고, 레버리지 비중은 최소화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안전한 전략일 겁니다. 저 역시 이번 급등장을 보면서 많은 걸 배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