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와 연금저축, 둘 다 만들라는데 정작 어디에 돈을 더 넣어야 할지 고민되지 않으셨나요? 저도 작년까지만 해도 경제 유튜버들이 "아직도 안 만들었냐"며 다그치는 말에 부담만 느끼다가, 결국 두 계좌를 모두 개설했습니다. 막상 만들고 나니 각 계좌가 왜 필요한지, 어떻게 써먹어야 하는지 명확해지더군요. 일반적으로 둘 다 절세 계좌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목적 자체가 완전히 다른 계좌입니다.

계좌 목적과 세제혜택, 실제로 어떻게 다른가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는 중기적인 목돈 마련이 핵심입니다. 여기서 중기란 보통 3~5년 정도의 기간을 의미하며, 이 기간 동안 꾸준히 자금을 넣고 투자해서 몇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대의 목돈을 만드는 데 특화되어 있습니다. 저는 작년에 ISA를 개설하면서 만기를 100개월로 설정했는데, 사실 3년만 지나면 언제든 해지할 수 있어서 부담이 적었습니다. 2024년 기준 ISA 계좌 개설자는 누적 8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출처: 금융위원회).
ISA의 세제혜택은 '비과세'와 '분리과세'로 구성됩니다. 비과세란 일정 금액까지는 세금을 아예 면제해 주는 것을 뜻하며, 일반형은 200만 원, 서민형은 400만 원까지 적용됩니다. 쉽게 말해 투자 수익 중 이 금액까지는 한 푼도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겁니다. 비과세 한도를 넘는 수익에 대해서는 원래 15.4%를 내야 하지만 9.9%만 내도록 저율 분리과세를 적용합니다. 저는 서민형 조건이 되어서 홈택스에서 소득확인증명서를 떼서 제출했는데, 생각보다 절차가 간단했습니다.
반면 연금저축은 노후에 매달 연금으로 타 쓰는 것이 목적입니다. 연금저축의 세제혜택은 '세액공제'가 핵심인데, 세액공제란 내가 연말정산 때 냈던 소득세 일부를 돌려받는 제도를 말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수익과 무관하게 입금만 해도 혜택을 본다는 점입니다. 총 급여 5,500만 원 이하 근로자는 최대 16.5%, 초과자는 13.2%를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연간 최대 600만 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고, IRP(개인형 퇴직연금)까지 합치면 900만 원까지 가능합니다.
연금저축은 투자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익에 대해 과세이연 혜택을 제공합니다. 과세이연이란 세금을 당장 내지 않고 나중으로 미뤄주는 것을 의미하며, 연금을 실제로 수령할 때까지 계속 밀어줍니다. 저는 처음에 이게 뭐가 좋은지 몰랐는데, 세금을 안 떼고 계속 굴리면 복리 효과가 엄청나게 커진다는 걸 나중에 깨달았습니다. 결국 55세 이후 연금을 받을 때 3.3~5.5%의 낮은 연금소득세만 내면 됩니다.
국민연금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연금저축 가입자는 약 1,200만 명이며, 평균 납입액은 월 30만 원 수준입니다(출처: 국민연금연구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준비하고 있더군요.
정리하면 핵심 차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 ISA: 중기 목돈 마련, 비과세+분리과세, 3년 후 자유롭게 해지 가능
- 연금저축: 노후 연금 준비, 세액공제+과세이연, 55세 이후 연금 수령
투자 상품과 중도인출, 실전에서 느낀 차이
ISA는 투자 가능한 상품 범위가 넓습니다. 국내 개별 주식, ETF, 펀드, RP, ELS, 리츠 등 거의 모든 금융상품을 담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ETF란 상장지수펀드를 뜻하며, 특정 지수를 추종하도록 설계된 펀드를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 다만 해외 주식 직접 매수는 불가능하고,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상장 ETF를 사야 합니다. 저는 ISA에서 국내 배당주 몇 개와 S&P500 ETF를 섞어서 투자하고 있는데, 손익을 통산해 주는 구조 덕분에 한쪽에서 손실이 나도 다른 쪽 수익으로 상쇄할 수 있어서 마음이 편합니다.
연금저축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입니다. 개별 주식 매수는 불가능하고 펀드, ETF, TDF(타깃데이트펀드) 정도만 가능합니다. 여기서 TDF란 목표 은퇴 시점에 맞춰 자산 배분을 자동으로 조정해 주는 펀드를 말하며, 나이가 들수록 주식 비중을 줄이고 채권 비중을 늘려 안정성을 높입니다. 레버리지나 인버스 같은 고위험 상품은 아예 매수가 막혀 있습니다. 솔직히 처음엔 답답했는데, 오히려 장기 투자 목적에는 이런 제약이 도움이 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중도인출 측면에서도 큰 차이가 있습니다. ISA는 원금은 언제든 페널티 없이 인출할 수 있습니다. 다만 수익금까지 빼려면 계좌를 해지해야 하는데, 3년 전에 해지하면 비과세 혜택을 못 받습니다. 저는 급하게 돈이 필요할 때를 대비해 원금 일부는 현금으로 묵혀두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중도인출 후 재입금해도 연간 한도는 복구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올해 1,000만 원 넣고 500만 원 빼서 다시 500만 원 넣으면, 올해 한도 2,000만 원 중 1,500만 원을 쓴 것으로 계산됩니다.
연금저축은 원칙적으로 55세 전에는 돈을 빼면 안 됩니다. 세액공제를 받은 돈을 중도인출하면 16.5%의 기타 소득세를 물어야 합니다. 저는 이게 부담스러워서 연금저축에는 정말 오래 묶어둘 돈만 넣고 있습니다. 다만 급할 땐 담보대출을 활용할 수 있는데, 금리가 생각보다 괜찮아서 해지보다는 이쪽을 추천합니다.
구체적인 활용 방법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3~5년 내 목돈이 필요하다: ISA 우선
- 개별 주식 투자를 즐긴다: ISA 중심
- 노후 준비가 급하다: 연금저축 우선
- 세액공제 혜택을 챙기고 싶다: 연금저축 최대한도 채우기
저는 지금 ISA에 매달 100만 원, 연금저축에 50만 원씩 넣고 있습니다. 여유가 생기면 ISA 한도를 더 채울 계획인데, 아직은 연금저축 세액공제를 꽉 채우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두 계좌를 동시에 운용하면서 느낀 건, 결국 '목적'이 가장 중요하다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둘 다 절세 계좌라고만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ISA는 단기 목표 자금, 연금저축은 장기 노후 자금으로 명확히 구분해서 접근해야 합니다. 만약 아직 계좌가 없다면 일단 둘 다 개설부터 하세요. 개설 자체는 공짜고, 시간이 지날수록 한도가 쌓이니 미리 만들어두는 게 이득입니다. 그리고 여유가 생기면 박곰희의 '연금부자수업' 같은 책 한 권 정도는 곁에 두고 수시로 참고하시길 권합니다. 저도 자꾸 까먹는 내용들을 그때그때 찾아보면서 정리하고 있습니다.